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헤르만 헤세가 말하길,
“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. 알은 세계다.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파괴해야만 한다.”

나는 여기서 생물의 근본적 욕망은 투쟁이라 추론했어. 호기심일수도 있고. 여하튼 우리는 결국 자신의 세계를 계속 부수기 위해, 새로운 세계를 향해 살아간다고 생각했어.

그런데 this is it 이었나. 그 책을 읽었을때 우리는 그저 연기하고 영화의 장면을 비추는 영사기 같은 존재라 했었던거 같아.
그걸 생각해보면, 세계는 사실 그 자체로 존재하고 모든 사건은 그저 일어날 뿐. 우리의 세계는 우리가 만든다라고 말할때의 세계는 우리의 감정이 객관적 사실을 인지하고 판단함에 따라 달리 보인다는 의미 아닐까. 더 나아가 우리가 어떤 것들(사건, 가치관(삶의 원칙, 투쟁하며 사는것이 근원이라 생각한거 같은), 하고 싶은 일 등)을 보고 이 지구본 같은 세계의 무엇을 비추며 살아갈지(어떤 부분을 비출지) 선택할 수 있다란거 아닐까. 이 지구본 같이 둥근 구의 세계에 내가 비추는 부분은 이미 더할 나위없이 충분해 보이지만, 그럼에도 나는 다른 세계를 위해 지금의 세계를 부수어. 즉 잊을 건 잊고(비추지 않을 부분은 잠시 어둠으로), 새로운 것들을 더 비추어 볼거 같아. 그게 내 세상을 깨부순다는 의미일까. 그래도 잃고 싶지 않은 부분도 있어. 모두 가치있는 사람이다라던가, 눈치보지 않고 호구가 되지 않겠다던가. 내가 확립한 내 믿음들. 이건 되도록 계속 비춰나가겠지.

이 지구본의 더 많은 부분을 내 빛으로 비춰내고 싶어. 그렇다고 해도 절반은 비추지 못할까. 자전하듯 지구본의 전체를 비춰내는, 결국 모든 사람의 세계를 알고 너도 나도 결국 비슷하게 생각하고 살아갈 뿐인 사람이잖아라고 말할 수 있게. 그런 노래를 하자. 똑같이 능력을 갖고 여자든 남자든 다를 거 없이 세상을 비추고 나도 여자아이처럼 살아갈 수 있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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